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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릴's 시사

된장녀 트렌드, 그리고..



요즘 된장녀라는 괴상한 신조어가 유행이다.

아니 유행이라고 말하기도 부끄러울만큼 이미 너무나도 보편화된 이야기가 되버렸다. 각종 매스컴과 매체들 나아가서 각 기업들의 면접질문에도 반드시 나온다는 얘기가 돌만큼 우리 사회의 이슈아닌 이슈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 이슈의 중심에는 스타벅스가 있다. 된장녀를 정의할때 자신의 힘으로 버는 돈은 별로 없으면서 명품을 골라사고 섹스 앤 시티의 주인공처럼 브런치를 먹으면서 뉴요커의 삶을 동경하는 것이 된장녀의 골자라고 한다면 그 중심에는 반드시 커피는 스타벅스라는 공식이 성립하게 된다. 질이 같다고 쳐도 혹은 공급방식이 비슷하다고 해도 일본이나 기타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더욱 비싸게 형성된 단가에도 불구하고 스타벅스만을 고집하는 일부 사람들을 매도하는 말이기도 하다.

스타벅스는 하나의 기표이다. 그렇다면 스타벅스가 뜻하는 기의는 무엇일까?

전 세계 많은 나라중에 대한민국처럼 민족 정체성을 중요시 여기는 나라는 드물다. 마치 부족국가 이상의 민족주의를 지니고 있는 나라다. 그 민족주의가 발전해서 국수주의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이상하리만치 공동체 의식을 굉장히 중요시 여긴다. 무엇이든 함께 가야하고 모난 돌이 정맞는다라는 옛 표현도 우리나라에서만 쓰인다.

군대문화도 마찬가지다.
필자도 군대를 다녀오긴 했지만 군입대전, 혹은 군입대 직후에 선배들에게서 그런 소리를 무수히 들어왔다. 절대 튀지 마라. 너무 잘하지도 말고, 너무 못하지도 말아라. 중간만 해라. 처음엔 이게 무슨소린지 몰랐으나 곧 알게되었다. 군대는 획일성을 중시하는 사회다. 너무 쳐져도 안되고, 너무 앞서나가도 안된다. 평준화가 중요한 것이다. 만약에 모두가 잘하는데 한명이 못한다면 그 사람은 정맞게 된다. 반대로 모두가 못하는데 한명이 잘해도 그 사람은 정맞게 되는 것이 우리 사회의 기본 구조다.

정 맞는다니.. 이게 무슨소린가?

물론 잘한다고 해서 바로 비난할 건덕지는 보이지 않는다. 두고 보는것이다.
실례로 우리나라의 스포츠 스타를 보자. 박지성 선수는 국내 최고의 프리미어 리그 선수로서 영국에서 활약하고 있다. 박지성이 처음 그렇게 해외로 진출했을때 국내 언론들은 그를 어떻게 평가했는가? 한국 최고의 스타로 평하면서 그렇게 띄워주더니 몇 경기동안 골 소식이 없고 부진한 모습에다가 부상까지 당하자 밥지성, 벤치성 이라고 말하며 국내 팬들의 차가운 시선과 질시가 이어졌다.

최연소 최다 득점 기록을 가지고 있는 FC서울의 박주영 선수도 그렇다. 이 선수는 너무 특출났기 때문에 바로 정맞았던 대표적 사례가 아닐까.

된장녀를 바라보는 시각에는 우리 시대 젊은이들의 이상향과 꿈이 녹아있다. 뉴요커 라이프를 추구하는 것을 질타하지만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그러한 삶을 꿈꾼다(반박하지 못할것이다) 하지만 우리 세대 평준화 의식은 그러한 세태를 용납하지 않는다. 못되도 같이 못되어야지 그러한 신분상승의 욕구는 금기인 것이다.

얼마전 일어났던 노현정 아나운서의 결혼식 사건도 그렇다. 노현정 아나운서가 욕먹은 이유는 무엇인가? 책임감 없는 방송일때문에? 아니면 사랑이 없는 결혼 때문에 거짓말한것이 되어서? 그게 아니라.. 서민인 주제에 돈많은 사람과 결혼해서 신분상승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필자가 좋아하는 말 중 하나가 더디가더라도 함께 가자.
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요즘 그 구호가 씁쓸하게 들려지는 것인 무엇일까? 물론 일부 몰지각 한 사람들은 명품과 소비에 눈이 멀어 이상한 소비행태를 보이며 주위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 사람들도 있지만...

솔직히 말해서 부러우면 지는거다. 라는 관념이 우리 뇌속 깊숙히 뿌리박혀 있지는 않을까.